덩케르크 감상소감.



지난번 포스트에서 예고한대로 지난달 말에 덩케르크를 감상했습니다. 먼저 본 분들이 스핏파이어의 기동에 감탄했다고 하는등 감상 전부터 기대가 커졌는데 이거 기대 이상입니다.

이 영화는 됭케르크 철수(다이나모 작전)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초기 서부전선에서 독일군의 낫질작전과 연합군의 대응 문제로 네덜란드 됭케르크에 약 40만의 영국군, 프랑스군 연합군 주력이 포위된 상황에서 당초 3만명 정도만 철수 가능했을거라는 예상과 달리 약 33만 정도가 철수했던 것이 됭케르크 철수 작전이며 이 작전으로 영국군은 비록 각종 장비와 무기들을 모두 버렸지만 군인들을 대부분 건저내면서 이후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수 있었죠.

영화의 기본적 배경지식이 있는 입장에서도 이 영화는 정말 걸작입니다. 우선 이게 전쟁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예술에 가까움을 보여줬죠. 사람의 심리, 그 심리를 반영한듯한 묘사, 그리고 음악이 조화를 이루고 영상 자체는 정말 전쟁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장관이였습니다. 필름성애자라던 놀란 감독이라 CG대신 실사로 했더라도 이렇게 나오긴 어렵죠. 물론 요즘같은 시대에 필름성애자라니 할수 있는 노릇이지만 그 변태적 성향답게 CG를 사용안하고 이렇게 꾸밀수 있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스핏파이어는 그동안 본 것중에서 이렇게 멋진 스핏파이어가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끝내줬습니다. 스핏파이어의 기동이며 생김세며,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서의 모습은 하나의 인물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죠.

그외 고증면에서는 놀란의 성향답게 왠만해선 복장이나 무기는 실제와 가깝게 나왔습니다. 물론 이번 영화의 핵심인 스핏파이어조차 실제 스핏파이어입니다, 반면 적기로 등장한 Bf109는 사실 스페인이 면허생산한 것을 엔진만 바꾼거라 실제 Bf109와는 약간 다릅니다만 영화에서는 이 전투기의 구분점인 기수부분이 나오지는 않으니 구분하긴 어렵습니다. 그외 함선은 당시 함선들이 존재하지 않는데다 놀란 성향상 CG를 안쓰는터라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퇴역한 군함들을 비슷하게 최대한 꾸미긴 했지만 이게 당시 군함이 아니라는건 함포나 몇몇 부분에서 드러나긴 합니다. 그외 모형으로 대체한 경우도 있죠.


그리고 이 영화를 다보고 나면 정말 아쉬움이 듭니다.

"내가 영국인이 아니라는 것이 정말 아쉽다."


라고 말입니다. 스핏파이어가 독일군 전투기들을 격추하는 장면이나, 육군측을 대표하는 위넌트 대령이 해군측을 대표하는 볼튼 중령에게 무엇이 보이냐고 물을때 볼튼 중령이 몰려오는 배들을 보고 "조국!"이라고 답할때 정말 주먹을 불끈지었습니다. 특히 그장면에 삽입된 음악이 심각한 분위기에서 극적으로 반전되면서 그 감동을 깊게 만들었습니다. 해당 부분은 home인데 조국이라고 번역한게 과한거 아니냐는 이야기 있는데 개인적으로 볼땐 병사간 대화가 아니라 양측의 무게감 있는 책임자인 중령과 대령의 대화이기때문에 단순히 '집'보다는 '조국'이 무게감 있으면서 분위기에 맞는 번역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때는 어떻게 다룰지 덩케르크는 또다른 모범안 아닌가 생각이 드는군요. 마침 군함도가 스크린을 독점한 탓에 덩케르크가 흥행하길래 설마 일주일도 안되서 상영관을 그렇게 잘라버리겠나 생각하며 일정을 넉넉히 잡아서 보려고 했는데 일주일도 안되서 그렇게 스크린을 죄다 군함도에 몰빵한 탓에 일정을 몇일 당겨야 했던걸 생각하면 역사적 소재를 어떻게 영화로 잘 다룰것인가는 영화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좋은 영화임이 틀림없습니다.


PS: 러시아와 프랑스에서는 불쾌하다는 반응과 함께 프랑스에서는 소송이 있었고, 인도에서는 왜 인도군은 다루지 않았냐는 항의가 있었으며, SNS에서는 왜 백인과 남자들 투성이냐는 소리가 나왔더랬죠.
사실 됭케르크 철수 과정중에서 프랑스군이 결사항전하여 영국군 대다수와 프랑스군 일부가 철수 할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런 프랑스군이 그다지 다뤄지지 않은 탓에 프랑스인들 반응은 나름 이해는 갑니다만, 러시아인들의 불쾌감은 참 적반하장에 가깝죠. 물론 제 2차 세계대전에서 막대한 손실을 본건 소련이 맞는데 됭케르크 철수 시점에서 소련은 독일과 불가침조약에다가 협력관계였습니다. 일본에서 독일로 갈 물류와 소련에서 독일로 갈 원자재의 운송뿐만 아니라 소련 함선이 영국군을 정탐하는등 폴란드 분할외에도 소련은 독일과 공범인 시점이죠. 이걸 망각하고 불쾌해 한다면 어처구니 없지만 말입니다.
인도군은... 없던건 아닙니다. 영국이 치른 전쟁에 당시 식민지던 인도군이 참전했던건 여럿이고 이 전쟁도 그랬습니다만, 됭케르크 철수 작전 당시 참여한 인도군은 4개 노새중대뿐이라더군요. 33만에 비하면 사실 양이 극도로 적은데다, 이 영화에서도 철수하는 영국군은 전체를 다룬게 아닌지라 말입니다.
그리고 SNS에서의 주장이야 이거 전쟁을 모르고 하는 헛소리고 PC충들의 헛소리니 무시하도록 합시다.

PS2: 다음 영화 감상은 택시운전사를 볼 생각입니다. 군함도는 저에게 표값의 두배를 주지 않는 이상은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 위장효과 2017/08/09 17:20 #

    2차 대전, 그것도 초반에 남자와 백인 투성이인 게 당연한 거지 그럼 뭐 어쩌라고? (뭔 메디칼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질, 법정 드라마는 법원과 검찰청과 로펌에서 연애질, 방송 드라마는 방송국에서 연애질 이딴 것만 봐서 뭔 됭케르크 해안가에서 연애질하는 연인이라도 나오길 바란 거냐????)

    이런 논쟁도 어찌 본다면 스파이크 리 감독이 쓸데없이 촉발시킨게 아니냐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인도의 항의도 벙쪘지만 러시아는...진짜 1939-41년 6월 22일 이 사이 기간으로 보자면 진짜 할 말 없는 게 러시아인데 말입니다. 프랑스야 좀 섭섭했겠지만.
  • 별바라기 2017/08/09 18:23 #

    인도군이 나오면 아니됩니다!

    스핏파이어의 격추와 함께 갑자기 인도 출신의 파일럿이 탈출하여, 인도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고, 그것을 보고
    충격 받은 BF-109와 110도 갑자기 떨어진단 말입니다.

    어차피 영인군이 참전한 시점도 맞지 않고....

    차라리 발리우드에서 힛통과 김괴링을 주제로 맛살라를 만들기를 기대해봅니다 (....)
  • 누군가의친구 2017/08/14 21:30 #

    위장효과// 전 인도군이 참여했다는건 이번 기화에 처음 알았습니다. (...)
    별바라기//발리우드판 덩케르크 나온다에 한표요.
  • 위장효과 2017/08/14 21:41 #

    발리우드판이라면 인도군에 왠 여군들이 잔뜩!!!!! 그러면서 단체로 댄스를!!!!!
  • 까마귀옹 2017/08/09 17:32 #

    1. 저는 그 음악 부분에서 '틱틱틱틱 틱틱틱틱'하고 초침 소리가 겹치는게 참 좋았습니다. 덩케르크의 그 초조함, 긴장감을 잘 표현했거든요.

    2. 독일군이 '인간'으로 보이지 않게 하는 표현이 참 살벌했죠. 무엇보다 그 '제리코의 나팔'! 지금까지 들어본 것 중 제일 소름돋는 소리였습니다. 새삼스럽게 '톨킨 영감님이 나즈굴을 슈투카에서 모티브 따왔다는 떡밥'이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3. 그러고 보니 프랑스군에 자세히 찾아보면 흑인 병사들이 나오더군요. 그 초반부에 '여긴 영국군 줄이야. 돌아가!'라고 하며 프랑스군과 실랑이 벌이는 장면 말입니다. 대사는 없지만 흑인 병사들이 몇명 있더군요.

    4. 이 영화에 할리우드식 클리셰를 발랐다면 어떤 괴작이 나왔을지......
  • 누군가의친구 2017/08/14 21:33 #

    1. 그래서 한스 짐머가 작곡한 음악이 걸작이죠. 정말 사람 기분 조절하는건 죽이더랍니다.

    2.독일군은 파리어(스핏파이어 조종사)를 체포할때만 나왔고 전투기와 폭격기로만 나왔죠. 그외 독일 잠수함의 어뢰공격은 단지 함선이 침몰하는 것으로만 보여주는거 까지 감안하면 보이지 않는 공포로써 잘 설정했습니다.

    3. 프랑스군의 영화 비중이 낮으니 프랑스인들 반발은 참...

    4. 놀란도 헐리우드 감독 아닙니까...
  • Gull_river 2017/08/09 17:50 #

    저는 '집'이 더 나았을거라 생각하는게, 조국은 의무 내지는 방어 등등의 공적 영역의 의미지만 '집'은 드디어 살아 돌아가서 부모님을 볼 수 있게 됐다 같은 개개인의 '생존'의 의미가 강하니까 말이죠.
    그리고 그 영화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국'을 외치며 똥별마냥 후까시 잡기보다는 개개인의 생존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 누군가의친구 2017/08/14 21:36 #

    그 대화를 한 사람들이 사병들이였을때는 탈출하여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반면 저 육군 대령과 해군 중령은 퇴각을 책임져야 하는 간부이면서도 간부간 대화이기에 대화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범한 에스키모 2017/08/09 20:17 #

    조국!!!
    조나라를 말하고 잇는 것이다.
  • 누군가의친구 2017/08/14 21:36 #

    아, 아재요...
  • 네리아리 2017/08/09 20:27 #

    "내가 영국인이 아니라는 것이 정말 아쉽다."
    ㄴ ??? 아니 전사께서는 영국인이신데 왜 영국인이 아니라고 하십읍읍
  • 누군가의친구 2017/08/14 21:36 #

    아닙니다... (...)
  • 리리안 2017/08/10 08:16 #

    진짜 보고나서 영뽕이 폭주... 저도 다음 영화는 택시운전사 볼것 같네요
  • 누군가의친구 2017/08/14 21:37 #

    정말이지 영국뽕이 이렇게 넘치는건 처음입니다. 택시운전사는 내일 모레 볼 예정입죠.
  • Megane 2017/08/10 16:19 #

    군함도... 아오 썅... 내 돈...ㅠㅠ
    제목만 보고 갔다가 돈 아까워서 다 보긴 했는데... 저절로 욕이...어우...
    절대로 보지 마세요. 리뷰는 이거 한 줄이면 끝납니다.

    [딴 건 모르겠고, 군함도에 징용은 있었다더라.]
  • 누군가의친구 2017/08/14 21:38 #

    그럴땐 관객 반응을 미리 보고 가는게 낫긴 합니다. 평론가들의 군함도 비평은 이번엔 그다지 참고할 가치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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