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현대적 상황의 이입. 그런저런 역사들

임진왜란을 다루는 현대 한국의 인식은 지나치게 현대적 상황에 이입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임진왜란을 다룬 미디어나 서적등에서 공통적으로 명군의 참전 이후 과정을 현대의 전시작전 통제권과 연관시키는 식으로 연계시키는 경향이 강한데 이만큼 위험한 서술이 어디있나 싶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서는 예전에 서술한바 있으니 설명은 해당 포스트 링크(클릭)로 대체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나 이야기 해보죠.

벽제관 전투이후 명군이 전투에 소극적인건 사실이고 이후 휴전회담이 진행되고 교전 자체가 줄어들었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 마치 조선군의 작전을 명군이 틀어막는 식으로 서술함으로써 명군이 조선군을 통제하고 지휘하는 것을 전시작전통제권에 이입하는 경향이 보이는데 애초 그 배경에 대한 인식이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명군이 소극적일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단지 요동만 지키면 되는 선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애초 그전에 명군의 병력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평양성 전투당시 명군의 병력은 약 4만명정도 였고 평양성을 지키는 고니시의 군사는 탄금대 전투, 평양성 전투에서 큰 손실을 보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1만여명 이상은 됨을 감안했을때 당연히 조명연합군의 승리는 공성전임을 감안해도 병력상의 압도적 우세만 봐도 가능했겠습니다만, 문제는 고니시가 일본군 전체가 아니라는 것이죠. 조선에 상륙한 일본군 전체가 10만여명임을 감안하면, 명나라의 4만여명은 열세입니다. 거기에 조선군의 경우 핵심인 중앙군이 탄금대 전투로 증발 했으며 3남 지방의 근왕병 5만은 용인전투에서 와해, 황해도 지역과 평안도 지역의 병력은 임진강 전투와 평양성 전투로 타격을 입었으며, 대체로 정예라 할수 있는 함경도 지역의 병력조차 가토의 부대와 대치중인 상황에서 조선군 자체의 병력도 타격이 심한지라 전투를 주도적으로 할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해전에서 조명연합수군을 이순신이 작전을 주도한 것은 애초 조선수군의 병력과 전투력이 명 수군에게 밀리지 않는데 기인합니다. (거기에 명 수군의 전함과 조선수군의 전함 자체도 크기와 질이 다릅니다.) 

명군이 전체를 지휘하는 것도 결국은 이전 전투에서의 조선군 병력의 대규모 증발에 의한 결과물이고 명군이 전투에 소극적인 이유도 명군의 병력이 당장 일본군보다 열세이기 때문이지, 단순히 이를 자주국방과 현재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리에 의거해서 서술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죠. 조선군이 마음대로 단독작전을 하는 것을 명군이 방해해서가 아니라 애초 그럴 환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병력은 징병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묻겠지만 그것조차 병력을 먹이고 훈련하는 것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문제인데다 조선의 재정이 타격받은 이상 손쉬운 일이 아닙니다. 거기에 그 병력을 먹이는데 뒷받침될 인력은 병력의 수에 비례하여 늘어나고 짊어질 부담이 증가하죠. 때문에 이런 사정을 감안하지 않는 정치적 주장에 따른 서술은 상황을 오판하게 하고 잘못된 교훈을 인식하게 만들죠.


PS: 한편으론 전략과 전술을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임진왜란에서 일본군이 전멸되지 않고 물러난 것을 이유로 임진왜란은 일본의 패전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는데 애초 일본의 전략의 궁극적인 목적인 조선의 점령및 명나라 진출을 위한 기지화에 실패했으며 기본적인 전략 전개 과정에서도 보급에서의 큰 문제로 평양성 이북으로는 가지 못했으며, 정유재란에서도 남해안에 머무르는데 극한되며 공세의 주도권을 조명연합군에 내주는등 승전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가 됩니다.  
 

 
 



덧글

  • 까마귀옹 2016/10/29 15:54 #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자꾸 명군과 현대의 전작권 문제를 연결시키려는 것에는 과도한 반미 떡밥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임진왜란 후 소중화 의식과 명에 대한 지나친 의리 강조를, 한국전쟁 이후 미국에 대한 숭미 의식으로 잘못 연결하고(각각의 의식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명나라에 대한 종속과 소중화 의식을 버렸어야 하는 것처럼 현재 대한민국도 미국으로부터 자주권과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게 아닐까 하는데......

  • LVP 2016/10/29 15:55 #

    뭘 그정도 가지고 'ㅅ';;;

    동학농민운동과 전작권과 연결시키는 것들도 나오는데, 그나마 개연성이 보일것같기도하고아닌것같기도한것같지아니한(?) 임진왜란쯤이야 'ㅅ' (!!!!!!!!!!!!!!)
  • 피그말리온 2016/10/29 16:11 #

    꼭 임진왜란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전반적으로 역사를 다룰 때 그런 측면이 크더라요.
  • 공손연2 2016/10/29 18:27 #

    임진왜란기의 명나라군대가지고 전시작전통제권을 따지기전에 그냥 머리박고 명나라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게 반도인들의 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당시 명나라군대가 침략적인 의도없이 일본군과 싸워준것만 해도 고맙고 나중에는 자기 군량뿐만 아니라 기근에 시달리는 조선백성들에게 대량으로 식량마저 공급한 이 재조지은을 가지고 뭘 따질게 있다고 보는지 그냥 상식이 없는 위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당시 명나라는 그간의 바친 조공값 다 해주었고 한국전쟁때의 미국에 버금간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때의 미국은 현대국가로서 식량과 물자가 넉넉한 시대인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부족해도 동급의 은혜를 베풀었다고 보여집니다.

    일본이 조명을 이긴것은 아니라더도 조선의 승전이라고 하기엔 거시기한게 정말 피해는 조선땅에서 일어났고 명나라와 일본이야 병력과 물자는 잃었어도 30년전쟁당시 독일같은 피해를 입은 조선이 이겼느니 어쩌니 하는것은 그냥 명분론입니다.

    조선은 최소한 저지선을 가지고 막으면서 자체적인 군사력으로 일본군을 몰아내야만 했고 실패하더라도 제대로된 과정만이라도 보여줬으면 이해라도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 그랬나요? 그냥 육군은 무군지경으로 발렸고 수군은 정치병환자인 국왕탓으로 한큐에 말아먹었죠.

    이기고 말고 따질일도 아니며 따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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